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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악몽의 주말 지난 금요일, 중간 휴식 중 사용할 일이 있어 USB 메모리스틱을 찾아 손가방 안으로 손을 넣었다. 가방 속 내용물이라 봐야 뻔한 것들이라 눈 감고도 손을 넣으면 잡혀야 할 물건이다. 그런데 USB주머니가 만져지지 않는다. 거꾸로 탈탈 털어봐도 없다. 어디에 두었을까. 물건을 쉽게 흘리거.. 더보기
Open Casket에 대한 소회 다소곳이 모은 두 손, 지그시 감은 눈, 꼭 다문 입술 사이로 따뜻한 미소 새어나올 듯 발갛게 생기 흐르는 두 뺨. 마지막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며 끝내 하지 못했던 마음속 말을 죽은 자를 바라보며 꺼내놓는, Open Casket 은 어쩜 산 자의 카타르시스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잘 가시오. .. 더보기
그대 울지 마라 마지막까지 투병중이시던 친정 어머니께서 첫눈을 맞으시며 저와 가족 곁을 떠나셨습니다... - 엘리 - 더보기
남편 귀 뚫다 주말, 볼일이 있다며 외출한 남편에게서 전화가 띠리리 온다. "나, 지금 들어가는 중야~" 얼마 후 현관밖에서 인기척이 나는 걸 보니 이제 막 도착했는가 보다. 주방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는데 짜잔! 하며 어느새 그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린다. "금세 왔네. 볼일 잘 보구 왔어?" 하며 뒤돌.. 더보기
한 치 앞 버스 안에서 한 동료 교사가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두 주일 전 교사 단체 워크샵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일시적이겠거니 하며 두통약 몇 알을 털어 넣었다는데도 나아질 기미는커녕, 점점 더 견딜 수 없이 심해지는 고통에 할 수 없이 그는 몇몇 동료직원 부축을 받으며 병원 응급실로 향.. 더보기
솔직한 품평 요 며칠 커피맛이 어째 밍밍하니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게 브랜드를 바꿨나? 아침이면 교육청의 내 워크스테이션에 들러 모닝커피 한잔을 마시고 여름방학 수업을 나가곤 하는데 며칠 전부터 커피맛이 이상하게 영 아닌 거다. "넌 미식가가 되긴 틀린 것 같다" 란 소리를 남편에게 들.. 더보기
빈집 털이 여름 다 가기 전 과일이나 실컷 더 사다 먹자는 남편 손에 이끌려 현관으로 나섰다. 한걸음 앞서 키를 꼽고 문고리를 돌리려는 순간, 문고리가 저절로 돌아가며 문이 스윽... 열린다. 어머나, 깜짝이얏! 전기라도 통한 듯 소스라치며 뒤로 한 발 물러서려니 열린 문 너머로 한 남성이 서 있.. 더보기
중독 누구에게나 한두가지씩 쯤 있을법한 묘한 버릇, 그것이 내게도 있다, 것두 지나치게 '청각적'인. 하기야 따지고 보면 발을 덜덜 떤다던가 코를 씰룩씰룩 거리는 등의 시각.민폐적 여차여차한 버릇들 보다는 다소 양호한 참아줄만한 버릇 아니겠는가. 발댠 먼 기억에 아직 남아있는,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