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와 콰이대교
시집 가족들의 '유창한' 한국어 때문에 가끔 제 폭소가 터지곤 합니다.
언젠가 시어머니 리다가 'don't go' 를 한국말로 뭐라 하느냐 물으시길래
"가지마(세요/십시오)" 라 답해드린 적이 있지요.
한번은 또 '기혼여성'을 물으시길래
마땅한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아
그냥 '아줌마' 라고 답을 드렸더랬습니다.
어느 날,
시어머니께서 당신 친구분들을 부른 주말 저녁 식사에
저희 부부를 초대하셨습니다.
저녁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늦은 시간이 되어 긋나잇을 고하며 몸을 일으키는데
등 뒤로 들리는 시어머니의 외침,
"아주마 가주마!" (아줌마 가지마!)
이를 옆에서 들은, 자신의 한국어 실력이 아내보다 한 수 위라 생각하시는 시아버지,
며늘에겐 반말이 아닌 공손한 표현을 해야 한다며
"아주마, 가지미seashore" (아줌마 가지 마십시오)
제 짝지도 아내의 모국어에 관심이 많습니다.
좀 가르쳐 달라는 오랜 성화를 바쁘다는 핑계로 마냥 외면했더니
어느 틈엔가 혼자 온라인에서 가나다라와 몇몇 동사 기본형을 익혔더라고요.
짝지의 동사 기본형 대화는 대충 이런 식입니다.
밥 먹다~ (우리 밥 먹자~)
가다? (우리 갈까?)
너가 나는 사랑하다? (너, 나 사랑해?)
김치 머시따! (맛있어!) - 맛있다와 멋있다 구분이 안 되는 짝지.
친정부모님과 함께 식사 테이블에 둘러앉아서는
예의를 갖춘다며 하는 말이.
"아보님 어머님, 진지 머시게 먹다십시효~" (진지 맛있게 드십시오)
언젠가는 어느 시사지에서 한국의 Hangang Daegyo (한강대교) 란 말이 나왔더랬나봐요.
그 뜻을 묻기에 '한강'은 강 이름이고 '대교'는 브릿지(다리) 란 뜻이라 설명해줬지요.
그랬는데, 엊그제 티비 앞에서 영화 채늘을 돌리던 그가
갑자기 대단한 깨달음이라도 얻은 듯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이러는 겁니다,
"콰이대교~!"
영화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콰이강의 다리) 였습니다.
띠웅....
하마지요. 이 암놈 하마는 체중이 4,000파운드라는데,
숫놈 중엔 8,000파운드 넘게도 나간다 합니다.
커다란 수박 반통을 넣어주며, "입 더 크게 벌려, 더 크게, 더 크게.." 했더니
정말 입을 점점 더 크게 벌리더라고요. ㅎㅎ
- 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