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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그녀 최선의 선택

 

 

 

 

 

 

라틴의 어느 허름한 마을.


회색 셔츠를 입은 한 남자가 버스 정류장에 서있고
매일 일정한 시간을 순회하는 마을 버스는
이날도 어김없이 와 정류장에 선다.


버스 문이 열리고
남자는 형식적인듯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총총히 버스에 오른다.


무표정의 남성적 투박한 여성 버스기사의 얼굴이
클로우즈업 된다.

 

 

 

몇 정거장을 지나...


버스는 정차하고
서너명의 낯선 젊은 남자들,, 건들건들 차에 오른다.
버스기사와 젊은남자들 사이에 잠시 급박한 대화가 오간다.


잠깐 사이...
여성 버스기사는 그들에 의해 거칠게 버스 밖으로 끌어 내려지고,
힐끗 뒤돌아보는 그녀의 필사스런 뒷모습이 페이딩되며
근처 숲으로...숲으로...

 

 

 

회색 옷 사내,
벌떡 일어나 버스안을 채운 마을사람들에게 다급히 무어라 소리친다.
그러나... 모두들 그저 묵묵하다......

 

회색 옷 사내,
황급히 그들 뒤를 쫓아 숲으로 들어간다.


숲은 숲이 아니다.
감은 눈만 뜨면 모든게 훤히 들여다 보이는, 무늬만 숲일 뿐.

 

 


십 수분이 흐르고....


몸에 묻은 흙을 툭툭툭...털어내며
이윽고 버스기사가 모두의 시야에 나타난다.


입가에 묻은 핏자국을 소매로 쓰윽...
반쯤 찢겨 나간 앞가슴 단추를 무표정하게 여미며
씩씩... 버스에 오른다.


차에 시동이 걸릴 즈음,
회색 옷 그 사내...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절뚝거리며
기다시피 숲에서 나온다.


떠나려하는 차 문을 황급히 두드리며,
'저도 좀 ...'


버스기사, 문을 반쯤 열며
성난표정 야멸찬 목소리로 쏘아붙인다.


"무슨 염치로?
당신이 도대체 날 위해 제대로 한게 뭐 있다고...!"

 

쾅...


사내를 밖에 무참히 남겨둔 채 문은 이내 닫히고
버스는 서슴없이 출발한다.


야속한 버스옆을 톡톡 두드리며
회색옷 사내 절룩절룩 하염없이 따라온다....


버스는 더 이상 사내의 시야에 없고
무기력한 표정으로 한동안 버스 사라진 휑한 자리만 애처로이 바라보다
부스스..... 기는 걸음을 시작한다.

 

 


얼마나 걸었을까...


저기 멀리...
모여든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사내가 주춤주춤 다가간다. 그리고 묻는다
무슨일...이냐.... 고.


 

승객을 가득 실은 한 마을버스가
바로 저기 천길 낭떠러지 밑으로 굴렀답니다...


버스기사가 여성이라던가...
커브를 틀지않고 벼랑을 향해 바로 돌진했다지 뭡니까...


전혀 사고 같지는 않다네요...

 

 

 

 


오래전에 감상했던 필름이라
기억에 떠오르는 영상으로만 되짚어 봅니다.
캐나다 어느 Film Festival 에 출품된
라틴어메리컨 작품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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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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