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한 동료 교사가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두 주일 전 교사 단체 워크샵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일시적이겠거니 하며 두통약 몇 알을 털어 넣었다는데도
나아질 기미는커녕, 점점 더 견딜 수 없이 심해지는 고통에
할 수 없이 그는 몇몇 동료직원 부축을 받으며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CT 촬영 결과, 커다란 brain tumor (뇌종양)가 자리 잡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그것도 '악성'이라는 불행한 뉴스였다.
당장 수술날짜를 잡아 응급수술에 들어갔지만,
이미 머리에 온통 퍼져있는 복잡한 암 덩어리들을 수술로 다 제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앞으로 있을 6개월간의 집중 화학요법과 방사선 (chemo & radiation) 항암치료가
그의 남은 수명을 가늠한다는가 보다.
뇌종양은 생존율이 아주 낮은 암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그 동료의 경우가 그렇듯, 가족력이나 유전인자와 전혀 관련이 없고,
초기 증세도 다른 일반 질환과 비슷해 CT나 MRI를 통한 전문촬영 없이는
일반 의사들도 쉽게 놓친다 한다.
아무 몸과 마음의 준비 없던 가족에게는 청천벽력이었던 거다.
***
항상 힘차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평소 동료들 간에선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도 크게 신임과 인기를 차지하고 있던 그의 암 소식은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 가슴을 아프게 하고,
이제 기약 없이 시작될 항암치료에 몸과 마음이 지쳐갈 환자와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갓난 자녀를 대신 돌아가며 돌봐주겠다는 동료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식사준비를 날짜와 끼니별로 나눠 각각 맡겠다는 동료들,
주말 청소 도우미를 자청하는 동료들,
그의 쾌유를 비는 학생들 기도 모임...
***
어제 저녁, 그로부터 동료들에게 보내는 이메일 하나가 도착해 있다.
키모에 들어가기 하루를 앞두고 그저 감사한 마음을 우선 전하고 싶었단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뜨거운 우정과 사랑이 이렇게 사람 가슴과 영혼을 벅차게 하는 줄 몰랐다고.
모두에게 너무나 고맙다고.
물리교사인 그는 테크널러지에도 박식해
개인적으론 프로젝터나 랩탑에 문제가 있을때마다 종종 도움을 주곤 한 사람.
"그렇게나 골치 아프고 복잡한 물리와 메쓰를 전공한 그대 같은 사람을 보면 난 증말 존경스럽거든.
암래두 그대 머릿속은 온전하지 않을 것 같아" 라며 농담을 건네곤 했는데
그 농담을 절대 하지 말았어야 했나 보다.
아픈 그를 위해 난 뭘 해주어야 할까...
Leonard Cohen and Webb Sisters -If it be your will
If it be your will
That I speak no more
And my voice be still
As it was before
I will speak no more
I shall abide until
I am spoken for
If it be your will
If it be your will
That a voice be true
From this broken hill
I will sing to you
From this broken hill
All your praises they shall ring
If it be your will
To let me sing
If it be your will
If there is a choice
Let the rivers fill
Let the hills rejoice
Let your mercy spill
On all these burning hearts in hell
If it be your will
To make us well
And draw us near
And bind us tight
All your children here
In their rags of light
In our rags of light
All dressed to kill
And end this night
If it be your will
If it be your will...
- 엘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