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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얘기저얘기

여름 막바지 즉흥 주말여행

 

 

 

 

 

여름 다 가기전에 바람쐬러 다녀오자! 하는 친구들 즉흥 제안이 있어

예정에 없던 이틀간 주말 여행을 훌쩍 떠나게 됐더랬습니다.


비씨주 밴쿠버 섬 서해안에 위치한 Ucluelet (유클룰렛) 이라는,

인구가 약 1,600여명밖에 안되는 자그마한 마을입니다.
토착 원주민어인 유클룰렛은 "안전한 항구(의 사람들)"이란 뜻이라지요.
천연자원 중심 경제에서 관광업 중심 경제로 탈바꿈중이라는 모양입니다.

 

 

 

 

집에서 훼리(ferry) 승선장까지, 그리고 훼리 타고 몇시간, 또 훼리에서 목적지까지 승용차로 수시간...
사실 1박 2일 일정으론 무리란걸 모르고 감행한 여행은 아니었기에
도로와 배에서 보낸 시간도 즐겁기만 했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훼리를 놓쳐버렸지요 이룬.  다음 훼리는 약 두시간 후, 헉. 망했네 망했어 출발부텀.

뭘 할까 궁리끝에... 근처 Horseshoe Bay 에서 다음 훼리까지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Horseshoe Bay 에서 시간을 두시간 보낸 후, 드디어 훼리에 승선했습니다.

파란차와 그 뒤 하얀차가 우리 일행입니다.

 

 

친구 녀석이 근래에 새로 장만한 top of the line 이라나 머라나.

오토바이 면허증을 따는대로 내게 unlimited 빌려주겠다고 약속함. 컥.

 

 

 

 

 

 

 

 

드디어 훼리에서 내립니다.

 

 

 

 

훼리에서 내려 유클룰렛 호텔숙소까지 운전시간 약 5시간(중간 휴식포함),

호텔숙소에 도착하니 땅거미가 이미 어둑어둑 지고있는 상태였습니다.

룸에서 바라보는 바깥정경이 너무나 매혹적입니다.

 

저와 일행은 짝짜궁하며 늦은 밤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새벽에서야 zzz...

 

 

 

 

 

늦으막히 일어나 호텔레스토랑서 아침 식사를 하고...

 

 

 

 

 

 

동네 여기저기 돌며 뭘 할지 궁리해봅니다...

 

 

 

 

 

 

 

깨끗히 잘 그루밍된 모습이 길냥이는 아닌듯 싶고,

내가 키디키디 하며 부르니 대번에 와서 몸을 부비부비합니다.

 

 

 

저 멀리 흰머리 독수리 모습이 보입니다.  워날 먼발치라 맥시멈 줌-인을 해도 역부족.

 

 

해서 위 구글사진 하나를 빌려다가. 힛.

 

 

 

 

관광업 중심 경제이다보니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써핑과 낚시라던가,
고래관찰(whale watching), 카약, 캠핑, 하이킹, 자전거타기, 수영,
비치코밍(beachcombing 해변가에 흩어진 표류물 줍기) 등 레저활동이 다양합니다.


시간 여건상 다른건 못 즐기고 whale watching 을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일반 대형보트로는 왕복 5시간 반짜리 공식 츄립인 것을
돌아오는 훼리시간에 맞춰야 하는 관계로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보트를 전세내어 두시간 반 코스로 뚝.

 

 

 

 

 

 

 

 

 

내겐 처음인 웨일워칭였지만, 이미 여러차례 경험있는 일행친구들 말에 의하면

고래 꼬랑지 조차 못본채 수시간 보트츄립을 끝마치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암튼, '두더지잡기' 게임이라던가요, 마치 그 게임마냥

저기 고래다~! 소리에, 어디어디? 하고 두리번 거리다 보면 이미 고래는 물속으로.

파도가 심해 그나마도 깨알만한 고래꼬리를 카메라에 담기엔 역부족이지요.

해서리...구글서 요 바로위 큰 고래 사진항개 또 슬쩍 빌려다가. 컥.

 

 

 

 

 

 

 

 

자, 고래관찰을 그렇게 아쉰대로 마치고 다시 항구로 돌아왔습니다.

 

 

 

 

 

 

 

 

대형보트 레스토랑이라 제법 운치가 다른 듯.

 

 

 

 

 

식사를 대충 마치고 나니 돌아가는 훼리시간에 대기가 빠듯해 집니다.
허겁지겁 서둘러 차에 오르고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도로가 내내 속도제한 40Km 인 winding 심한 지그재그 일차선이라
엉둥 무거운 선두주자에 막히기라도 하게 되면 훼리는 커녕 완전 끝장이지요.
어쩔수 없이 우리 일행의 120-140km 스턴트 곡예운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휴게소에 잠깐 들러 커피한잔씩을 주문하고 있으려니
경찰백차 몇대와 우리 차 주위로 경찰 몇몇이 우리들 차를 기웃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행 몇몇이 나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사연인 즉,
도로에서 미친듯 질주하는 무슨무슨 카 두대와 오토바이가 있으니 빨리 가 잡으라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겁니다.
경찰차 몇대가 우리차를 찾아 도로와 근방을 온통 헤매고들 다닌 모양.


한참을 얘기끝에, 타지인이기도 하고 하니 이번만은 그냥 경고로 넘어가 줄테니
도착지까지 제발 속도위반 하지 말고 안전운전해야니라고 협박내지는 신신당부를 합니다.
넹넹~  감솨함돠 맘씨좋은 경찰아자씨덜~~

 

 

 

 

 

새벽 한시도 훨씬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전에 일단 짐부터 정리해야겠다 싶어 여행가방을 열어 이것저것 꺼내다 보니,
이룬,  내 작은 손가방!.

운전면허증을 비롯, 온갖 카드와 신분증이 다 들어있는 아주 중요한 손가방이 안보이는 겁니다.
글구보니 호텔에서 짐꾸릴때 손가방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자갸, 클났다 클났어!  내 손가방이 안 보인다!
비명에 가까운 고함소리에 깜짝 놀란 짝지가 화장실에서 볼일보다 말고 부리나케 나옵니다.
함 잘 찾아봐 봐.  그런걸 잊고 안 챙길 네가 아니쟎아.


이미 하얘진 안색에 손까지 바들바들.
지금까지 어디가서 지갑이나 손가방같은걸 잃어버리고 온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혹 사진 찍는데만 온통 정신을 파느라 가방을 어디다 두고 다닌줄도 몰랐던 걸까.


아냐, 침착하게 잘 더듬어보자,
내가 호텔서 짐푼후 손가방을 마지막으로 들고 나갔던게 언제였지...
마치 저승에 간 혼령이라도 불러오는 돌팔싸이킥 모양으로
혼자 눈동자를 꿈벅꿈벅 상하좌우 굴리며 중얼중얼...


그러다 으악!

드뎌 생각났습니다. 이걸어째! 호텔방에 놔두고 온 겁니다.
어케 된 야그냐 하면, 중요한 손가방이니만큼 만약을 대비해 호텔방 깊숙히 숨겨둔다면서
호텔 침대 옆 엔드테이블 바닥 작은 공간에 꾹꾹 밀어넣었다는게 아닙니까.
그래놓구선 그걸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거지요.
 

잠은 커녕 새벽내내 장거리 통화 붙들고 전전긍긍, 드디어 호텔측과 연락이 되고
다행히 내 손가방이 무사히 보관함에 이미 보관돼 있던중인게 확인되었지요.
며칠내로 익스프레스로 배달이 될 예정이니 그제서야 한숨 돌립니다.


“그동안 나한테 툭하면 이것저것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고 온다고 글케 구박을 하더니만
자긴 아예  대형사고로 크게 한 껀 올리고 마네? 츱.”

 

 

 


- 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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