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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랑교육이랑

때리거나 참거나

 

 

 

 

 

녀석에게 이틀간 근신 처분이 내려졌다.
급우들에 대한 '폭력적 위협'이 그 이유다.


평소 과묵하고 성실해 보이던 저 녀석이 웬일일까.
폭력도 아니고, 폭력적 위협이라...
알고 보니 교실 급우들 앞에서 홧김에 주먹으로 교실 벽을 쾅 한번 친 것이 그 죄명이라는데.


할미꽃마냥 고개가 푹 꺾여진 녀석을 뒤에 달고
수심 찬 얼굴로 그의 어머니가 찾아왔다.
아무래도 자신 탓 같다며 그간의 배경 사연을 이야기한다.


같은 과목을 듣는 학생 중에 일부러 몸을 부딪힌다거나 팔을 슬쩍 치는 식으로
학년 내내 자신을 괴롭혀 온 불리가 있었다 한다.
녀석은 집에 가 부모에게 몇 차례 이를 하소연했고,
그의 부모는 "네가 그저 참아라, 그러다 보면 시들해지겠지" 라거나,
"괜한 일로 교사들 주목받아 좋을 건 없다" 는 말로
매번 아이에게 그저 인내 또 인내를 강조해 왔다는 거다.


부모의 말은 그를 감정표현이나 맞대응을 극도로 절제하는 상황으로 내몰았고,
결국 인내 한계에 다다른 그는 급우들 보는 앞에서
교실 벽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엉뚱한 행동을 표출한 것이다.


그간 속으로 꾹꾹 눌러 참았던 그의 인내심을 알 턱 없던 급우들 눈엔
그의 그런 돌발적 행동이 여지없이 '비정상적이고 공포스러운' 위협으로 비칠 수 밖에 없었고,
대다수 학생의 '안전'을 위해서도 교사와 학교 행정부는 그 행동을 그냥 간과할 수 없었다.
 

부르르2


자녀가 급우한테 불링을 당할 경우 무조건 참기만을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성인인 부모 입장에선 아주 사소하기 짝이 없는 일일지라도
감수성 예민한 시기의 자녀에겐 짓눌리는 커다란 무게일 수 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도, 안으로 꾹꾹 눌러 담아둔 스트레스가
어느 순간 어떤 형식으로 돌출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하지만 말고 너도 맞서 때려라!' 방법은
물론 더더욱 위험천만한 일이다.


학생 간 분쟁 시 그 단죄와 처벌은 순전히 학교 교육 행정부에 맡겨야 한다.
학생 훈육에 있어 이 규칙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곳 어느 학교에서나 교육방침에 있어 학생들이
자신들의 '폭력'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사유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저 녀석이 먼저 약 올리쟎아요."
"저쪽서 먼저 쳤거든요?"
하며 억울해하는 학생 당사자들도 있고,


"상대가 먼저 치길래 내 아이는 그저 맞받아쳤을 뿐인데, 왜 처벌을?"
"열 대나 맞고 딱 한 대밖에 안 쳤는데, 왜 똑같은 처벌을?"
하며 이해 못 하는 학부모도 있지만,
학교 훈육부는 누가 더 나쁘고 덜 나쁘고를 저울에 달아 각각 다른 처벌을 하진 않는다.


누가 먼저 시작했고, 누구 잘못이 더 크고와 관계없이
'폭력 사용'과 그를 '같은 폭력으로 맞받아치는' 잘못된 사고를
똑같은 무게로 다루고 처벌하는 것이다.

 

안돼

 


캐나다에서는 현재 정부를 선두로 한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불링방지 캠페인이 전 캠퍼스와 매스컴에서 대대적으로 동원되고 있고,
불리에 맞서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 제시가 따르고 있다.


평소 이유 없이 괴롭히는 친구가 있다면
초반에 당당히 맞서 그 '정당한 이유'를 따지는 것도 그 방법의 하나다.
그렇지 못할 경우, 해당 클래스 교사나 담당 카운슬러에게
불링 피해사실을 알릴 것을 학교는 권하고 있다.
한 번이고 열 번이고,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교사나 행정부에 매번 보고하는 거다.


그렇게 매번 보고가 되다 보면, 가해 학생에 대한 경고나 처벌은 별개로,
그 히스토리가 학생 기록부에 차곡차곡 쌓여
혹여 피해 학생이 끝내 참지 못해 상대 불리에 대해 어떤 식의 화풀이가 발생했을 경우라도
그간의 기록을 바탕으로 경우에 따라선 어느 정도 면죄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고통받는 자녀에게 '참기' '무시하기' 를 종용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맞서기보다는 양보와 인내를 미덕으로 삼는다거나, 특히 남학생일 경우
'그깟 일로 사내가!' 라는 '터프남성신드롬' 같은 아시아권 문화 정서 때문일 수도 있고,

자녀가 급우들과의 충돌로 인해 불필요한 시선을 받음으로써
교사나 학교 측으로 부터 알게 모르게 어떤 불이익을 받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두가 이곳 문화와 교육시스템 이해 부족에서 오는
오해 내지는 섣부른 판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는 더이상 인내가 미덕이기만 하지는 않다.
자신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되고 불평이 고려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표현과 주장이며,
의사 표현이 안 된 무조건적 인내는 그저 '비굴'로 비치기 쉬울 뿐이다.


학생들이 겪는 츄러블이라는게 한가지 얼굴과 형태가 아니기에
그 성격에 따라 대책과 방지도 여러 가지긴 하지만,
자녀로 하여금 그 고민이나 고통을 속으로만 감내하게 하지 말고
일찌감치 학교 행정부에 적극 신고를 하여 그들과 긴밀히 소통을 함으로써
적극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일이야말로
어떤 경우에라도 최악의 선택만은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그 중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

 

**

 

 

밴쿠버 "Queen Elizabeth Park - Bloedel Conservatory" 에서

추적추적 비오던 날에

 

Macaw 앵무.  밑의 코카투류와 함께 가장 큰 대형앵무류랍니다.

바로 전에 올린 포슽의 푸른 Macaw와는 색상만 다름.

 

앵무류 중 가장 대형류는 코카투(Cockatoo).  재롱 많기가 인간아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라지요.

그렇기에 주로 연로하신 분들께서 반려조로서 생사고락을 같이 하는 편입니다.

전 앵무새만 보면 좋아 죽습니다~

 

 

아마존 앵무 모녀지간 - 인가 싶었는데, 부리가 일부 검은 걸 보니 둘 다 어린애들인 것 같군요.

앵무는 부리 빛으로 나이를 가늠하기도 합니다.

 

아마존은 앵무류 중 말을 가장 잘하는 류로 알려져 있지요.

 

아기 아마존.  일케 못생긴 아기앵무는 첨 봄. ㅋ

 

 Eclectus 앵무지요.  뉴기니아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붉은색과 초록빛(아래)이 있습니다.

중형앵무류로서, 인디언 링넥인 울 케이보다 조금 더 큰 종류입니다.

 

이 넘은 얼마나 부끄럼을 타던지, 사진기를 들이대는 걸 알고는 

나무기둥 뒤로 슬슬 숨더니 급기야 용기내서 빠꼼~

 

얼마나 작고 앙증맞은지, 새끼 손가락만들 합니다 모두.

 

이거 다 내꺼란 말얏! / 어 야아... 무섭게 넘 그로지 마...

 

 

 

 

 

 

 

 

 

 

 

넌 뭘 그리 올려다 보니?

 

 

 

 

 

 

 
- 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