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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랑교육이랑

갓난아기의 몸짓언어로 그 가정의 부(富) 를 알 수 있다?

 

 

 

 

 


 

 

 

갓난아이의 제스처(몸짓언어)는 그 부모의 사회적 지위 및 소득수준과  상관관계에 있다는
흥미로운 새 연구조사 결과가 교원 정기토론회에 올려진 바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


갓난아이가 안아달라고 두 팔을 위로 올린다거나,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물체를 손으로 가리키기도 하고
엄마가 아이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대며  만국공통언어인 '쉬잇' 싸인을 보이면 아이가 갑자기
조용해지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제스처를 통한 의미전달, 의사소통인 것이다.
갓난아기들이 이처럼 손 제스처를 사용하고 이해하는 일은, 그들이 말을 배우기에 앞서 의사소통 근육을 푸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한다.


최근 새로운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들 손제스처들이 의미하는 바를 아이가 더욱 잘 파악할수록
취학연령 즈음에 이르러선 이미 어휘력 역시 더 좋아질 것이며,
이는 미래에 학업 성공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예측변수가 될 수 있단다.


명망있은 어느 대학의 연구조사에서는, 높은 사회-경제적 배경하에 성장한 아동일수록
저소득층 아동들보다 뚜렷히 구별되는 이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냈다고 한다.
갓난아이땐 제스처가 더 많고, 네살 반이 되어선 구사하는 어휘가 더 많다고.


그러나 한편, 부모와 아이가 사용하는 제스처 빈도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지
밝내기 위해  더 많은 리서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부모와 어린 아동들로 하여금 그들이 대화시 좀 더 제스처를 많이 쓰도록 만들수 있는가?
그럴 수 있다면, 그로인해 아동의 어휘력이 증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제스처 사용을 측정하기위해 한 대학교수팀은 50명의 14개월된 아기와 그들 주 보호자들을
90분간 필름에 담았고, 그런다음 주보호자들과 아기들이 사용한 단어들과 제스처들을  기록했다.
동작의 약 70퍼센트가 물체를 가리키는 것과 관련되었고,
고개를  흔들고 두 팔을 위로 올리는 동작같은 극히 평범한 제스처들은 약 20퍼센트정도를 차지했다.


비행을 상징하는 양팔 펄럭이기 같은 묘사성 제스처도 있는데,
14개월된 아기들은 이런 류의 제스처를 터득하긴 좀 이르기에, 대신 그들 부모들이 그들 제스처를 사용하고,
아이가 약 26개월쯤 되면 그 동작들을 흉내내기 시작한다고 한다.


아동들이  54개월이 되자 표준 어휘 테스트를 통해 평가가 또 한차례 이뤄졌다.
연구에서는 테스트 참가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도 또한 계산에 넣었는데, 고등학교 졸업을 12년으로 치고

총 교육 햇수를 10년~18년까지로 나눈 등급에, 가족 연 평균수입도 U$15,000~100,000 분포를 두었다.

 

이쁜짓


이 실험의 가장 놀라운 발견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제스처의 조기사용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이다.
14개월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가정의 아이들은 90분 동안 평균 24가지의 다른  제스처를 보이고 있고,

그에 비해 그보다 덜 영향력있는 배경의 아이들은  평균13가지 제스처에 불과했다.
(여기서 총 제스처 수는, 손제스처와 연결된 '의미' 의 수로서,

예컨대,  아이가 강아지를 손으로 열번 가리켜도 한번의 제스처로 기록되는 것이다.)


14개월 반이 되어, 고소득 가정 아동들이 약 117개의 단어를 이해하는 반면,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은 약 93개였다.

 

갓난아이의 제스처를 통한 어휘력은 그 부모의 그것을 거울처럼 반영하고 있음을 알아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 소득이 많을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더 많은 제스처를 마술처럼  만들어 낸다는 얘기가 아니고,

제스처를 사용해 더 많은 뜻을 주입시킨다는 것이다.
제스처는 예컨대 인형을 가리키고 있는 아이에게 부모는 "맞아, 그거 인형이란다" 라는 말로 응답함과 같이,

부모로부터 어휘들을 끌어내고 보강함으로써 단어를 배우는데 한 몫을 할 수 있는 것.


반면에, 저임금에 교육을 덜 받은 부모들은 자신 자녀들에게 말을 덜 하는 경항이 있다고 한다.
제스처 역시 같은 양상을 띈다고 할 수 있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일찍 드러난다고.
(그도 어찌보면 이해가 가는것이, 살기 바쁘고 빠듯한 부모입장에서 아이의 호기심어린 몸짓들에 대응해 자상히 응답해 줄 

정신적 육체적 여유가 상대적으로 덜 할 것이에, 자녀에게 제스처던 말이던 덜 하게 될거란 추측도 가능.)

 

연구조사 결과가 말하는 핵심을 다시 요약하자면,
14개월된 유아를 기준으로, 그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 수록 아이의 의미 제스처가 많아지며, 
그 제스처는 조금 더 자라선 높은 어휘력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서는 높은 학업성취도를 예견할 수 있다고 하니,
결국 14개월된 아이의 제스처를 통해 그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말인 것이다.

 

 

궁디팡팡

유아든 청소년이든 그들 부모와 줄긋기가 그리 어렵지 않던 그간의 경험을 비추어 볼때
이 흥미로운 연구결과에 사실 많은 부분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내 경우를 보자,
기억에 의하면, 내 유아시절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중류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의 조기 제스처나 차후 어휘력도 평범이상은 아녔을게 분명한 것이
우유만 먹여놓으면 제스처고 뭐고 그저 자는게 일였던 수퍼순둥이였다질 않나. 크크.


초등 고학년쯤부터 글짓기와 웅변관련 상을 제법 받기 시작한걸 보면
내 문장 어휘력과 스피치 능력은 다행히도 그때쯤부터 조금 발달하기 시작했던 듯 한데
아마도 바쁘고 엄격한 부친과 몸약한 모친을 둔 그 외로움에서 시작된 카타르시스적 보상심리가
큰 채찍질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건 조기 제스처완 무관한 순전히 한참 후천적인 것이란 얘길 테고.


세살을 갓 넘긴 내 조카 꼬마신사는 어떤가.
대화를 하다보면 주위 사람들이 오히려 '그게 무슨 뜻인데?' 라고 물어야 할 정도로 세살박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만큼의 기가막히게 다양하고 뜻밖인 어휘를 구사해 주변의 혀를 두르게 만들때가 한두번 아니다.
애 부모 말을 들어보면, 이미 몸을 가눌줄 알기 시작할때부터 발차기라던가 손제스처가 분주했고,
말문도 일찍 트여, 어디서 보고 들었는지도 모를 표현들로, 쟤 x살 맞아요? 하는 주위의 의문을 끌어냈다쟎는가.


그렇다고 해서 그 부모가 사회적 지위로나 소득 정도로나 대단하냐 하면 꼭 그런건 아니다.
그저 남들 받는만큼 교육받고, 생활에 큰 어려움 없을 정도의 맞벌이 소득층일 뿐.
그럼에도 저 연구조사 참가대상의 범주를 보자면 어쩜 위쪽에 속할런지도 모르니,
연구 결과로 치자면 아주 빗나간 건 아닐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쨌거나, 내 견지에서 볼때 조카녀석의 조기 제스처 사용이라던가 높은 어휘력은
그 외에도 그 부모의 삶에 대한 자유.자율적 마인드 또한 큰 작용을 했다고 본다.
저렇게 까지 한다고 말못하는 저 갓난것이 뭘 이해하고 배울 수 있으랴 쯧쯧 싶을정도로,
아주 이른 시기부터 이미 몸짓언어로 많은 "대화"를 시도해 왔음은 물론,
조금 말귀를 알아듣는 듯 할 때 부터는 대다수 부모들이 벌칙으로 종종 사용하는
스팽킹(엉덩이를 한 손바닥으로 때리는 일) 대신,  필요하면 하루에 스무번이라도 아이 얼굴을 쳐다보며
손짓 발짓으로 마치 수화하듯 장문의 제스처 대화를 하곤 했던 걸 기억한다.


그런걸 보면, 아이의 제스처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관계가 있음과 더불어,
부모의 삶의 방식 혹은 의도적 대화 주입 경향도 큰 변수가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다시 말하면, 부모와 아이가 사용하는 제스처 빈도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지,
그럼으로서 아이의 어휘력이 나중에 증가하는 결과를 낳게 만들수 있는지에 대한 추후 리서치가
필요하다고 한 관련전문가들의 말에 'YES' 한표를 당연히 더 던져야 한다는 말도 된다는 것이다.


모든 조사연구가 그렇듯, 그 결과가 다는 아닌  어떤 +- 알파라는게 있기 마련이다.
따뜻한 대화와 사랑, 자상한 교감이 없는 가족 관계, 목표와 구심점이 없는 교육/훈육 마인드라면,
그 사회.경제적 지위가 하늘을 찌른다 한들 갓난아이가 어디서 다양한 제스처와 어휘를 배우랴.

 

 

 

 

 

 

 

 

 

 

 


주말 즐겁고 편안하게 보내시기를요.

 

- 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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