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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She "같이 갈래?" "어딜?" 몇 해 전, 지역 신문 한켠을 장식했던 사건이 있었다. 당시 환경 다큐 관계로 남편에게 스토리를 제공해 오던 한 프랜취 여성의 죽음이었는데 아파트 7층에서의 투신이었다. 필름과 관련해 긴밀한 교류가 있던 그녀이고, 또 불어가 가능한 남편이기에 프랑스에 있는 .. 더보기
정리 (情離) 분주했던 지난 몇 개월, 남편의 스튜디오 공간에 초점을 맞춘 대형 프라젝트 새집 이사도 드디어 마쳤다. 피유... 옮겨놓은 이삿짐 박스가 방마다 만리장성, 제비 박씨도 아닌 것을 우리 부부 그간 참 많이도 물어다 놨구나 싶다. 모든 물건이 제 있을 곳을 완벽하게 찾아 들어가기까진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쉬엄쉬엄할 성격은 또 아닌 나라 며칠 휴가까지 동원해 올인하고 나니 이제 어느 정도 집 모양새가 잡히기 시작한다. 연이틀 총동원된 남편의 건장한 지기들이 아니었으면 어림도 없을 이사였다. 하다못해 점심 샌위치라도 쏘겠다는 우리 제안에 "What are friends for~" 하며 손사래 치는 지기들, 부부 이름으로 고마움 담긴 Thank You 노트를 하나하나에게 메신저로 띄웠다. 정리되는 대로 조.. 더보기
아내의 행방불명 화날 때면 갓질라마냥 어마무시한 면도 있지만 어딜 가든 아내 걱정하는 일 없도록 가능하면 자신의 행선지와 연락처를 알려주는 사뭇 자상한 편의 남편 성격과 달리, 용건만 초간단히, 혹은 휴대폰 본래 용도에 무감각하기까지 한 아내인지라 '휴대폰을 사수하라' 같은 에피소드가 이로.. 더보기
작은 만족 큰 행복 매양이 오늘만 같았으면...이란 말이 있던가, 더도 덜도 말고 그저 내 앞으로의 삶도 요즘만 같았으면 할 정도로 요즘 난 별거 아닌 작은 행복감에 젖어있다. 아니 그건 어쩌면 전적으로 더없이 힘차고 즐거워진 남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의 남편은 정말 매사가 싱글벙글 모드다. 각.. 더보기
철 든 여자 두 달 전쯤, 정기 건강검진 시기가 되어 훼밀리 닥터로부터 검사 스케쥴을 받았다. 스케쥴대로 피검사를 하고, 며칠 후 결과 검토를 위해 닥터와 마주 앉으니 내 앞에 'ㄱ(기역)' 선이 그려진 그래프를 내 놓는다. 수년간 모니터링해 온 내 철분 수치를 나타낸 것이다. 고개를 갸우뚱해 있.. 더보기
할로윈 2014 유례없이 장기화됐던 교사연맹과 주정부와의 협상이 드디어 그 끝을 맺고 그로 인해 새 학년이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늦게 시작되는 바람에 모든 게 폭풍처럼 바쁘고 긴밀하게 진행된 요즘이었습니다. 이제쯤에서야 한시름 놓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거리는 온통 가을빛에 물들어 가는 거.. 더보기
사고뭉치 아내 이른 저녁을 마치고 티비 앞에 막 앉으려니 띠릿 남편 휴대폰에서 메시지 도착 신호음이 들린다. 휴대폰을 잠시 들여다보던 남편은 갑자기 어딘가에 전화를 걸기 시작한다. 누군가와 통화 연결이 되고 통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얼굴에 조금씩 심각한 빛을 비추기 시작하더니 펜을 집.. 더보기
시어머니의 유언장 재작년 시아버지가 심장병으로 돌아가신 후 더욱 활발해진 시어머니의 커뮤니티 봉사 활동과 친구 모임에 가족들은 내심 안도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던 그분이 요즘 들어 부쩍 외로움을 호소하신다. 우리 부부 주말이면 당신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다 오곤 하지만 반쪽을 먼저 보낸 후 .. 더보기